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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검법남녀’로 보는 신축건물과 새집증후군

 

우리의 삶 속에서는 그 형태만 다를 뿐 매일같이 건물이 사라지고 건물이 지어진다. 멸실이나 붕괴에 의해 사라지기도, 개축이나 신축을 통해 새로운 건물이 탄생하기도 한다.

이런 신축건물들을 대부분 희망과 꿈을 앉고 큰 결실을 맺었다는 기쁨에 입주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러한 신축건물들은 상당수가 환경적으로 큰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 그것은 바로 복병과도 같은 ‘새집증후군’.

신축건물과 관련해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어는 ‘새집증후군’일 것이다.

새집증후군은 무엇이며, 새집증후군을 없애기 위한 현실적인 방법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신축건물 #새집증후군

 

[MBC] 검법남녀

 

드라마 ‘검법남녀’는 민지은과 원영실이 극본을 쓰고 노도철이 연출한 32부작 드라마로 MBC에서 2018년 5월 14일부터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을 주요 무대로 드라마가 전개되며 의학과 범죄스릴러가 결합된 새로운 형태의 드라마로 이해하면 좋을 것 같다.

본 드라마의 이념과도 같은 주제는 “범죄에도 그렇지만 살아온 인생에도 흔적이 남는다.”라는 것이다. 살아온 흔적, 범죄의 흔적 그 흔적을 따라가면 우리 삶의 고단함과 괴로움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 이미지 출처 : 문화방송, www.imbc.com

 

Scene

 

뜻하지 않게 스텝들이 모두 밖에 있는 상황에서 검사 은솔(정유미 분)과 메르스로 추정되는 주검의 부검을 실시한 백범(정재영 분)은 메르스는 아니라면서 타살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니 집에 가보라고 설명한다.

이때 백범의 라이벌 부검의 마도남(송영규 분)이 집은 쓸데없이 뭐 하러 가보냐며 핀잔을 주는데 마침 옆에 있던 부검스텝에게 묻는다.

△ 스텝에게 질문을 유도하고 있는 부검의 마도남

 

“조직검사부터 해야지 집은 왜 가봐? 맞아? 아니야?”

“그거야 봐야 알죠. 석면이 있는 데서 살았는지 폐와 관련한 병력이 있는지 봐야 알죠.”

 

이때 가만히 듣고 있던 부검의 백범이 말한다.

 

“아니면 독살인지...”

 

장면이 바뀌고 피살자의 거주지에 방문한 부검의 스텝들이 부검의 백범과 영상통화를 진행하며 지시사항을 전달받고 있다.

 

“이야~ 신축건물에다가 집도 아주 끝내주네.”

“여기가 준공 떨어진지 3달 됐답니다.”

 

영상을 보던 부검의 백범이 스텝에게 화면상으로 말한다.

△ 신축건물에 방문한 국과수 연구원들이 새집증후군 샘플을 채취하고 있는 모습

 

“새집이네”

“네 새집증후군 가능성도 있어 보여요.”

“방마다 도배지 샘플 다 뜯어오고 벽 안쪽에 접착제 있잖아 그것도 다 긁어와.”

“네”

“카페트있어?”

“네 여기 카페트 있습니다.”

“어 거기 공기청정기 있네. 가습기는?”

“네 있어요.”

“거기 공기청정기 필터하고 가습기 물통 떼와.”

 

Explanation

 

신축의 정의

 

신축은 말 그대로 건물을 새로 짓는 것을 말하는데 건축법 시행령에 따르면 신축은 기존 건축물이 철거되었거나 멸실된 대지를 포함하여 건축물이 없는 대지에 새로운 건물을 짓는 것을 말한다. 세부적으로는 부속건물만 있는 대지에 새로 주된 건축물을 축조하는 것을 포함하되 개축이나 재축하는 것은 제외한다.

 

건물이라는 것은 누군가에겐 꿈과 희망을 품을 수 있는 안락한 장소로 또는 누군가에게는 재산으로서의 큰 의미를 지니고 있을 것이다. 대다수 우리 국민은 주택이든 상가이든 자신이 소유하고자 원하는 건물을 얻기 위해 열심히 생활하고 있을 것이다.

건물은 이미 지어진 그리고 오랜 기간 살았던 건물 흔히들 말하는 구옥이 있을 것이며, 이러한 구옥을 헐고 새로 지은 신축도 있을 것이다.

 

도심지나 변두리지역이나 재개발이 진행된 후 남는 것은 신축건물이다. 이러한 신축건물이 지어진 직후 입주할 시에는 새집증후군이라는 것이 발생할 수 있으니 각별히 유념해야 한다.

 

새집증후군이란?

 

특정 장소에만 가면 갑자기 눈이 따갑거나 목이 칼칼해지며 기침이 나는 경우가 있다. 심한 경우에는 피부가 가려워지기도 한다. 이런 증상들은 새로 생긴 상점에 오래 머무르거나 새로 지은 집으로 이사 갔을 때 특히 심해진다. 평소에 알러지가 심한 편이 아닌 사람들도 유달리 답답해하거나 고통을 호소하는 증상이 나타나는데 이는 새집증후군과 관련이 있다.

△ 이미지 출처 : 환경부

 

새집증후군이라는 것이 처음으로 등장한 것은 석유파동이 극심하던 1970년대였다. 당시 중동을 비롯한 산유국들과 석유수출기구는 원유의 가격을 올리기 위해 공급을 줄이면서 전 세계적으로 두 차례의 석유 파동이 찾아 왔다. 이에 조금이라도 에너지를 아끼기 위해 건물의 외벽에 단열처리를 하거나 창문을 이중창으로 바꾸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드나들던 공기의 흐름을 차단하게 되었다. 이때부터 숨을 쉬기가 어렵고 눈과 목이 아픈데다가 피부까지 가렵다는 증상 등이 나타나기 시작된 것이다.

처음에는 공기가 건조해서 그렇다거나 아토피 체질 때문이라는 의견도 제시됐지만, 시간이 갈수록 점점 많은 사람들이 불편함을 호소하기에 이르렀다.

세계 각국의 의료진과 연구자들은 공통된 증상을 보고했고, 질병처럼 보이는 여러 가지의 비정상적인 증상이 유사한 형태로 나타나는 현상을 가르키는 ‘증후군’이라는 용어를 붙여 특정 건물의 상태가 질병을 유발한다는 뜻으로 ‘병든 건물 증후군(Sick Building Syndrome)’이라는 용어가 생겨났다.

△ 이미지 출처 : 환경부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한 세계보건기구(WHO)는 광범위한 조사에 착수하여 1984년 ‘실내 공기질 조사’라는 보고서를 발표하며 ‘병든 건물 증후군(SBS)’을 공식적으로 사용했다.

특히 ‘병든 건물 증후군’은 새로 짓거나 개·보수를 한 건물의 30% 이상에서 나타났으며, 사람들이 호소하는 증세는 크게 4가지로 나뉘었다.

첫째로 목과 기관지에서 감각 과민 현상이 나타나거나 머리가 아프고 때로는 이상한 맛이 느껴지기도 한다.

둘째로 어디선가 악취가 나는 듯하다.

셋째로 피곤하고 어지럽고 메스꺼운 기분이 이어진다.

넷째로 폐와 소화기에서 미약한 통증이 느껴진다.

 

증세는 비슷했지만 원인은 제각각이었다. 공사 자재로 사용했던 물질에서 신경체계에 영향을 주는 성분이 유출된 경우도 있고, 여러 유기물이 공기 중에 많아지면서 증세가 나타나기도 했다. 새로 지은 건물뿐만 아니라 오래된 건물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면서 미생물과 곰팡이도 원인으로 지목됐다. 그래도 공통점이 있었다. 바로 ‘환기 부족’이었다. 실내 공기가 오랫동안 정체돼 있으면 유해성분의 비율이 높아지면서 병든 건물 증후군이 나타나는 것으로 밝혀졌다.

 

건물내부를 오염시키는 물질들은 대부분 실내 건축자재에서 방출되지만 그 밖의 요인도 많다고 볼 수 있다. 건물 내부의 콘크리트는 라돈(radon, Rn)을, 합판과 단열재는 포름알데히드를, 페인트와 접착제는 휘발성유기화합물을 포함하고 있다.

그러나 건물 밖에서 차량이 내뿜은 배기가스가 실내로 유입되는 경우도 있고, 요즘은 미세먼지가 주범으로 지목되기도 한다. 건물 안에 거주하는 사람 때문에 오염물질이 생기기도 하는데, 일례로 흡연은 일산화탄소와 휘발성유기화합물의 농도를 높이기도 한다. 또한 세탁이나 요리과정에서도 미세먼지와 냄새물질이 발생한다. 사람이 건물 안에 오래 머무는 것만으로도 이산화탄소와 암모니아가 생겨나며, 애완동물로 인해 진드기와 세균이 늘어나는 경우도 있다.

 

새집증후군은 일본에서 1996년 실내 공기질에 관한 기준을 마련하면서 그 표현이 유래됐다. 2004년에는 대형건설사가 지은 아파트의 주민이 “건축자재의 유해성분 때문에 생후 7개월 된 딸아이의 피부염이 심해졌다”며 소송을 걸어 배상금을 받아냈다. 새집증후군이 처음으로 법률적 인정을 받은 사건이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1986년 ‘공중위생법’을 제정하면서 부유분진, 일산화탄소, 탄산가스, 온도, 상대습도, 기류, 조명 등 7개 기준에 따라 공공설비의 공기환경을 유지하는 것을 시작으로, 1992년 ‘건축기본법’에서는 일반 건축물에도 유사한 기준을 적용했다. 1996년도에는 지하도, 지하철역, 지하상가 등의 지하생활공간에도 공기질 관리 규정을 적용했고, 2004년도에는 다중이용시설 전체로 규제를 확대 적용했다.

 

어떻게 하면 새집증후군을 없앨 수 있을까?

 

먼저 새로 지은 건물에 입주하기 전에 ‘베이크 아웃(bake out)’을 실시하는 방법이 있다.

베이크 아웃은 창문과 문을 모두 닫되 가구의 서랍과 문짝을 모두 열어놓고 7시간 이상 보일러를 가동시켜 실내기온을 섭씨 35~40도로 유지시킨다. 이 과정에서 가구, 벽지, 바닥재에서 오염물질이 다량 방출된다. 이후 창문을 열어 1시간 동안 환기를 시키고 다시 베이크 아웃을 진행하는 식으로 4~5회 반복하면 된다.

 

그리고 새집증후군 제거제를 사용하는 방법이 있다.

새집증후군 제거제는 특수약품으로 합성제올라이트, 활성탄, 피톤치드 등 다양하지만 성분 미공개의 화학약품, 피톤치드인 경우도 많기 때문에 합성제올라이트와 활성탄을 선택하는 것이 안전하고 효과적이라고 볼 수 있다.

피톤치드의 경우에는 일시적인 효과는 있으나 지속적인 효과는 많이 약하며 그 특유의 향에 거부감을 느낄 수도 있다.

합성제올라이트와 활성탄은 전 세계적으로 대략 100여 년 동안 유해가스 제거제로 사용되고 있어 안전성과 효과가 검증된 물질이다. 또한 향이나 어떤 물질을 내뿜는 제품이 아니어서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고 사용법도 간단해 집안 곳곳에 두기만 하면 유해가스를 흡착하고 제거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절대적으로 중요한 것은 환기일 것이다.

앞서 언급한 대로 한다고 해서 모든 오염물질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유해물질들은 언제나 어디서나 잔류성분이 남아 있기 때문에 생활 중에 지속적으로 환기를 시켜서 건물 밖으로 조금씩 배출해야 한다.

공기청정기를 가동해서 지속적으로 공기를 순환시키고 수시로 창문을 열어 실내를 환기시키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신축이나 개·보수 공사를 할 때 친환경 자재를 사용했는지 규제 항목을 위반하지는 않았는지 꼼꼼히 살피는 것이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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