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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임대아파트, 표준임대료와 계약상임대료

 

기존에 많은 임대유형들과 더불어 최근 다양한 형태의 임대아파트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새로운 제도가 유행처럼 생겨나는 가운데 얼마 전 대법원에서 공공임대아파트의 입주 시 기준이 되는 표준임대료와 당사자 간 자유로운 협의에 따른 계약상임대료를 두고 날선 법리공방이 있었다.

시행령에 따른 기준으로 처리를 하면 좋겠지만 더 받으려는 임대인과 덜 주고픈 임차인이 있는 법. 형편에 여유가 있다면 보증금을 올려서 지급하더라도 월차임을 덜 지급하려고 할 것이고 형편이 좋지 못하다면 보증금을 낮추고 월차임을 더 내려고 할 것이다.

과연 표준임대료와 계약상임대료의 실익과 법률적으로 지니는 의미는 어떠한지 이번 사례를 통해 살펴보기로 한다.

 

[해당 판례]

대법원 2013다 42236 건물인도 등

수원지방법원 2012나 43710 판결

 

[해당 법률]

구 임대주택법(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 등)

△ 대법원 전경

 

당사자 및 사실관계

 

이 사건의 피고 김막동은 임차인의 지위로 2006년 5월 23일 임대인의 지위에 있던 원고 야망건설사와 주택법 제16조에 따른 공공건설임대주택인 이 사건 공공임대아파트에 관하여 임대보증금을 246,940,000원으로 하고, 임대료를 월 593,000원으로 하되, 임대료는 매월 말일에 납부받기로 하는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다.(이 사건 아파트는 10년 뒤 분양전환이 되는 아파트 임.)

김막동과 야망건설사는 이 사건 공공임대아파트 입주를 위한 계약당시 표준임대보증금과 표준임대료 조건을 기준으로 하되, 임대보증금은 표준임대보증금 137,191,000원보다 증액하는 대신 월 임대료를 표준임대료 909,000원에서 임대보증금의 차액에 당시의 정기예금 이율을 곱한 금액을 공제한 593,000원으로 구성하여 임대보증금과 임대료의 상호 전환하기로 하였다.

그러나 이는 임대인인 야망건설사가 일방적으로 제시한 계약 조건에 임차인인 김막동이 승낙하여 계약이 체결된 것이고, 임대주택법령에서 정한 방식에 따른 임차인의 동의를 받은 바는 없다.

 

“제가 운이 좋은가 봐요. 이렇게 좋은 아파트에 입주를 다 하고요.”

“선생님께서 그동안 청약도 열심히 납입하시고 노력하신 결과지요. 그나저나 표준임대보증금에 추가로 보증금을 더 납부하시면 월 임대료가 낮아지니까 그렇게 하시지요.”

“아 네 좋습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러나 김막동은 야망건설사를 상대로 위 계약상 임대보증금 중 표준임대보증금을 초과하는 부분은 무효라고 주장하여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09가합5663호로 그 차액의 반환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으며, 이에 야망건설사도 임대료 차액의 지급을 청구하는 예비적 반소를 제기하였다.

이 사건을 담당했던 법원은 야망건설사는 김막동에게 임대보증금 차액 상당의 부당이득금 109,749,000원 및 그 지연손해금을 지급하고, 김막동은 야망건설사에게 이 사건 공공임대아파트를 인도할 때까지 임대료 차액 상당인 월 316,000원의 비율로 계산한 차임, 즉 임대료를 지급하라는 판결을 선고하여 확정되었다.

 

“이런 하마터면 내 목돈이 묶여버릴 뻔 했구먼. 표준임대보증금만 납부할 것을 괜히 월 임대료 어쩌고저쩌고 하는 바람에...”

 

임대인인 야망건설사는 위 판결에 따라 2011년 2월 25일 임차인인 김막동을 피공탁자로 하여 임대보증금 차액 및 그 지연손해금을 변제공탁하였다.

그러나 김막동은 위 판결이 확정된 후에도 2011년 11월까지 매월 말일에 월 임대료로 당초 계약상의 임대료인 593,000원만을 납부하고 표준임대료에 상응하는 차액인 316,000원을 납부하지 않았다. 이에 야망건설사는 2011년 12월 23일 김막동의 임대료 연체를 이유로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해지하기에 이르렀다.

 

“선생님 법원의 판결에 따라 표준임대보증금을 상회하는 추가로 선생님께서 납부하신 보증금을 공탁해 두었으니 찾아가시고요. 이번 달 부터는 애초 계약상 표준임대료로 매월 납부하셔야 합니다. 추가로 납부한 보증금을 돌려드렸으니 말이죠.”

“뭐요? 그런 게 어디 있습니까? 계약한대로 월 임대료만 납부하겠습니다.”

“선택은 선생님 자유입니다만 그렇게 하시면 계약해지사유에 해당하십니다.”

 

쟁점사항

 

- 공공임대아파트 임차인 김막동의 주장

 

임차인이자 이 사건의 피고 김막동은 이 사건 공공임대아파트의 임대인인 야망건설과 체결한 공공임대아파트 입주계약은 법률에 따라 표준임대보증금을 받지 않은 계약으로, 임대인 자신의 편의에 따라 일방적으로 제시한 계약 조건으로 임차인인 자신과 어떠한 협의나 동의를 받지 않은 계약조건이므로 증액된 보증금은 돌려받아야 된다고 주장한다.

한편 김막동은 표준임대료와 계약상 임대료의 차액은 임대료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납부의 의무가 없으며 자신이 이를 3개월 이상 납부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 이유로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해지할 수 없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처음부터 표준임대료로 정당하게 계약을 했으면 됐을 것인데 사회적 약자인 임차인에게 임대인의 지위를 남용한 야망건설사 당신들 아주 나빠.”

 

- 공공임대아파트 임대인 야망건설사의 주장

 

야망건설사는 김막동의 주장은 억지주장일 뿐 법리적으로 전혀 맞지 않는다고 일축한다.

임대주택법령에서 정한 표준임대보증금과 표준임대료에 미달하는 금액으로 임대 조건을 정하는 것도 법적으로는 당연히 가능하며, 김막동이 입주 계약 시 표준임대보증금보다 더 많은 임대보증금을 납입해서 계약이 잘못되었다고 주장하여 더 납부한 임대보증금을 돌려 받았으므로 표준임대료를 납부해야지 표준임대료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보증금이 증액된 상태에서의 월 임대료를 납부하는 것은 전혀 타당성이 없다고 항변한다.

또한 계약의 내용에 따라 월 임대료가 3개월 이상 연체되어 계약의 해지는 당연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아니 이런 억지가 어디 있습니까? 보증금을 증액하여 월 임대료에 대해 혜택을 받은 후 계약이 처음부터 잘못됐다고 주장하여 표준임대보증금을 상회하는 금액을 다시 돌려받았으면 월 임대료도 표준임대료로 주셔야지 왜 보증금을 증액했을 때 기준으로 납부를 합니까?”

△ 이미지출처 : 스포츠조선

 

법원의 판단

 

공공건설임대주택의 임대차계약에서 표준임대보증금과 표준임대료를 기준으로 그 금액의 상호 전환을 하여, 임대보증금은 표준임대보증금을 초과하는 금액으로 하고 월 임대료는 임대보증금 차액에 소정의 이율을 적용한 금액만큼 차감하여 표준임대료에 미달하는 금액으로 정하였으나 법정 방식에 의한 임차인의 동의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경우에 그 임대차계약을 무효라고 한다면, 임차인은 그 임대주택에 더 이상 거주할 수 없게 되므로 임대주택의 공급을 통해 국민주거생활의 안정을 도모하고자 하는 입법목적을 달성할 수 없게 된다.

그렇다고 하여 강행법규에 위반되는 표준임대보증금 초과부분을 제외한 나머지의 임대 조건, 즉 ‘임대보증금은 표준임대보증금으로 하고 임대료는 표준임대료에서 차감하여 정한 계약상 임대료로 하는 임대 조건’으로 임대차계약이 체결되었다고 보는 것은 임대사업자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하여 형평에 어긋난다. 그러므로 계약 체결 당시 임대사업자가 위와 같은 무효의 사정을 알았다면 그러한 임대 조건으로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으리라고 보기는 어렵다.

 

공공건설임대주택의 임대 조건은 다른 어떤 민간주택의 일반적인 임대 조건보다 임차인에게 유리하다. 임대주택법령은 임대주택의 건설을 촉진하고 국민주거생활의 안정을 도모하기 위하여 임대사업자에게 장기 저리로 국민주택기금을 융자하는 등 각종 지원을 하는 대신 임대보증금과 임대료, 임대차기간, 임대주택의 분양전환 및 그 시기와 가격산정의 기준 등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임대사업자의 등록 요건 등도 일정한 기준을 정하여 규제하고 있다.

특히 임대보증금과 임대료의 상한이 설정되어 있고 그 금액 수준이 일반 민간주택의 임대료 수준보다는 현저히 낮을 뿐 아니라 장차 분양전환이 보장되는 등 실질적 혜택이 상당하다. 그 때문에 공공건설임대주택은 입주지원자의 수가 그 공급물량을 초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임대 조건의 상호 전환을 하는 경우에도 고시에 의한 상한액인 표준임대보증금과 표준임대료보다 낮은 금액을 기준가액으로 하는 경우는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기록을 살펴보면 이 사건의 경우에도 사정은 같다. 즉, 이 사건 임대차계약상 임대보증금 및 임대료는 법령상 상한액인 표준조건의 임대보증금과 임대료를 기준으로 삼아 구 건설교통부 고시에서 정한 1년 만기 정기예금이율인 연 3.45%를 적용하는 방식으로 상호 전환을 하여 산정되었다.

야망건설사는 입주자 모집공고를 통해 계약희망자를 공개모집하였는데 지원자가 공급물량을 초과하여 추첨에 의해 입주자를 선정하였고, 김막동도 그 과정을 거쳐 당첨되었다.

야망건설사는 김막동과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면서 10년의 의무임대기간이 경과하면 분양전환을 하여 그 주택을 일정 조건에 임차인인 김막동에게 매도하기로 약정하였다. 이 사건 임대차계약서에는 상호 전환의 계산 기준이 된 표준임대보증금과 표준임대료의 구체적 금액은 명시되어 있지 않지만, 임대보증금과 임대료의 금액란에 ‘전환’이라고 기재되어 있어 상호 전환된 금액이라는 취지는 알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위와 같은 계약 체결 전후의 사정과 계약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김막동은 이 사건 임대차계약에서 정한 임대 조건이 표준임대보증금과 표준임대료를 기초로 하여 임대보증금은 높이고 임대료는 낮추는 방식으로 상호 전환을 하여 책정된 것임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할 것이다. 그리고 그 당시에 만약 그와 같은 상호전환 때문에 임대보증금약정이 무효라는 것을 알았다면, 상호 전환 전의 임대 조건, 즉 표준임대보증금과 표준임대료 조건에 의한 계약 체결을 하였으리라고 인정하는 것은 매우 자연스럽다.

 

결국 위 구 건설교통부 고시에 의하여 산출되는 임대보증금과 임대료의 상한액인 표준임대보증금과 표준임대료를 기준으로 계약상 임대보증금과 임대료를 산정하여 임대보증금과 임대료 사이에 상호 전환을 하였으나 절차상 위법이 있어 강행법규 위반으로 무효가 되는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임대사업자와 임차인이 임대보증금과 임대료의 상호 전환을 하지 않은 원래의 임대 조건, 즉 표준임대보증금과 표준임대료에 의한 임대 조건으로 임대차계약을 체결했을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그 임대차계약은 민법 제138조에 따라 표준임대보증금과 표준임대료를 임대 조건으로 하는 임대차계약으로서 유효하게 존속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와 같이 당사자 사이에 체결된 임대차계약이 표준임대보증금과 표준임대료 조건에 의한 임대차계약으로 전환되어 유효하게 존속하게 되는 이상, 임대사업자는 임차인에게 표준임대보증금을 초과하여 지급받은 임대보증금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고, 임차인은 임대사업자에게 그 임대차계약에 따른 임대료로 표준임대료 금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한편 구 임대주택법에서 임대사업자는 표준임대차계약서 규정에 따라 임대료를 3월 이상 연속하여 연체한 경우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다만 여기에서 3월 이상은 3개월 이상 연속되어야 하므로 연체횟수가 3회 이상이어야 하며, 연체금액에서도 3개월분 이상이 되어야 한다.

따라서 매월 임대료 중 일부씩을 3개월 이상 연속하여 연체한 때에도 전체 연체금액 합계가 3개월분 임대료 이상이 되는 경우에는 해지가 가능하며 이 사건 피고 임차인 김막동에게 계약해지를 통보한 임대인 야망건설사는 정당한 계약의 이행을 한 것으로 본다.



이 사건에 관해 대법원도 상당한 고심을 한 흔적이 엿보인다.

상호 전환이라는 것이 임차인을 위함은 분명하지만 임대인에 대한 비합리적인 혹은 불리한 모습도 외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임대주택의 건설을 촉진하고 국민주거생활의 안정을 도모하기 위하여 제정된 구 임대주택법(2008. 2. 29. 법률 제885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으로 현재는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 등으로 승계되었다.)은 임대사업자가 자의적으로 임대보증금과 임대료를 정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임대주택의 임차인의 자격, 선정 방법, 임대보증금, 임대료 등 임대 조건에 관한 기준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하였다.

이처럼 구 임대주택법 시행령은 주택법 제16조에 따른 공공건설임대주택의 최초 임대보증금과 임대료는 건설교통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하는 표준임대보증금 및 표준임대료를 초과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임대차계약 시 임차인의 동의가 있는 경우에는 일정한 기준에 따라 표준임대보증금과 표준임대료의 어느 한쪽을 높이고 다른 쪽 금액을 낮추는 상호 전환이 가능하도록 규정하였다. 따라서 공공건설임대주택의 임대보증금과 임대료의 상한을 정한 규정은 그 법령제정의 목적과 입법취지 등에 비추어 그에 위반되는 약정의 사법적 효력을 제한하는 효력규정으로 보아야 한다.

결국 위와 같은 임차인의 동의 절차를 올바르게 거쳤으면 유효한 임대차계약으로 성립될 수 있는 경우에도, 그러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일방적으로 상호 전환의 조건을 제시하여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다면 이는 효력규정인 위 임대주택법령에 위반된 약정으로서 무효가 된다고 볼 수 있다.

임박사의 TIP!

공공임대아파트는 정부의 주거시설 지원정책으로 국민주택기금 등 재정 지원을 받은 한국토지주택공사나 지방공사 혹은 민간건설사가 공급하는 임대아파트로 임대기간은 5년과 10년 두 가지의 형태가 있다. 임대기간이 만료되면 임차인에게 우선적으로 분양전환하는 주택을 말한다.

공공임대아파트에 입주하기 위해서는 먼저 무주택 세대주이어야 하며, 청약저축 1순위와 자산보유 기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기본적으로 청약가점제를 실시하기 때문에 가점이 상당히 높아야 입주를 할 수 있으며, 전용면적 85㎡ 이하에 신청할 경우 입주자 모집 공고일 현재 해당 주택건설지역에 살고 있어야 한다.


한국토지주택공사 홈페이지, www.lh.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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