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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속 부동산이야기 : 홈리스와 하우스푸어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누구나 기본적으로 큰 고민을 하나씩 안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남녀를 불문하고 '더욱 큰집으로 더욱 좋은 집으로'를 외치지만 현실은 녹록치가 않고
아이들은 유명 메이커에 살아야만 친구들과의 대화에 낄 수 있는
그런 서글픈 현실이 지금의 대한민국일 것이다.


서울의 평균 주택가격은 이미 5억 원을 넘어섰으며,
근로자가 평생 모아도 집 한 칸 마련하기 힘든 세상이 되어 버렸다.
이리저리 아등바등 안 쓰고, 안 먹고 열심히 모아도 대출을 끼지 않으면
내 명의의 집을 소유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현실이 되어 버렸다.


백만 단위의 취준생이 아직도 갈 곳을 잃고 있으며,
설령 운좋게 대학 졸업 후 취업이 되어도 10년 이상 열심히 직장생활을 하고 있어도
여전하게 부모님 댁에 얹혀 사는 캥거루족삼포세대 혹은 N포세대는 끊임없이 양산되고 있다.


흔히들 홈리스는 집 없는 사람을, 하우스푸어는 내 집은 있으나
과도한 지렛대효과를 사용한 나머지 대출 원리금 갚기에 허덕거리는 가난한 집 소유자를 말한다.

 

#홈리스 #하우스푸어 #임대주택
 
 

[tvN]  이번 생은 처음이라
 
본 드라마는 윤난중이 극본을 쓰고 박준화가 연출한 월화드라마로
tvN에서 2017년 10월 9일부터 방영되고 있다.
시청률은 그렇게 높지 않지만 탄탄한 구성과 미려한 연출,
실제 모습과도 같은 배우들의 조화로움이 단연 돋보이는 작품으로
마니아층을 형성하며 점점 인기를 더해가고 있다.


사진출처 : tvN, http://program.tving.com/tvn/tvnfirstlife



주인공인 세희(김민기 분)는 커플매칭을 주요한 컨텐츠로 제공하는
어플리케이션 제작회사에서 수석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는 하우스푸어이다.
집은 있지만 과도한 대출로 자신의 집 일부를 하우스메이트로 채워
월세를 받아 이를 대출 원리금상환에 보태고 있는 실정이다.
안정적인 직장과, 좋은 학벌 그리고 대출금이 있지만 그는 집도 소유하고 있다.
그런 그가 대출금 없는 완벽한 소유를 위해 결혼을 주저하고 있다.


경상남도 남해의 작은 마을에서 나고 자란 지호(정소민 분)는
고등학교 졸업 후 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고 서울대 국문과를 입학한다.
졸업 후 드라마 작가를 꿈꾸며 보조작가생활을 이어가는데
지호 역시 세희 만큼이나 좋은 대학을 나온 준수한 미모의 평범한 모범생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자신의 꿈을 위해서일까? 연해 한 번 제대로 못해본 채 서른이 되었다.
 


Scene
 

어느 날처럼 무료하지만 분주한 일상을 맞이한 지호에게 큰 위기가 닥쳐온다.
서울에서 같이 살고 있는 남동생이 여자친구의 임신을 핑계로 동거를 하겠다고 한다.
남동생은 누나인 지호에게 그냥 같이 살자고 하지만
지호는 신혼부부와 자신이 같이 산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독립을 결심하는데
문제는 집을 구할 돈, 즉 보증금이 없다는 것이었다.
급하게 올라온 엄마는 이런 지호에게 봉투를 내미는데...
 
(지호의 방 침대에 누워있는 엄마와 책상에 앉아 있는 지호의 대화가 이어진다.)
 
“저 새끼는 뭐가 좋아서 저리 웃어재끼고 있나. 서울 와가지고 직장 만들라고 했지 손주 만들라고 했나.”

“우예 하겠노. 만들어 온걸 도로 무를끼가.”
 
(침대에서 일어난 엄마는 지호에게 봉투를 내밀며 말한다.)
 
“뭔데?”

“방 볼라카면 보증금 있었야지. 나이 서른에 신혼부부에 낑겨서 살 수도 없고.”

“엄마.”

“아빠한테 비밀이데이. 내 비상금 꽁치둔거 알면 난리친다.”


사진출처 : 드라마 ‘이번 생은 처음이라’중 화면캡쳐


(엄마가 준 돈에 대출을 보태 방을 얻으려는 지호, 그런 지호에게 은행문턱은 너무 높기만 하고
깊은 실망감에 빠진 지호는 무작정 공인중개사사무소에 방문해서 발품부터 팔아보려 한다.
눈치를 보며 사무소 문을 열고 들어서는 지호가 어렵사리 말을 꺼내는데...)
 
“저기, 안녕하세요.”

“네 어서오세요.”

“방좀 알아보려구요.”

“보증금 얼마짜리...?”
 
(지호는 머뭇거리다 손가락 세 개를 펼쳐들며 말한다.)
 
“한 이정도?”

“아, 삼천?”

“아니요. 삼...백”



사진출처 : 드라마 ‘이번 생은 처음이라’중 화면캡쳐, 일부 편집


공인중개사와 지호는 이곳저곳을 누비며 열심히 발품을 팔아보지만
낡고 어두운 지하 방, 붕괴위험이 있는 오래된 주택,
잦은 누수에 방음이 안 되는 집과 채 한 평도 되지 않는 좁은 집에 지호는 절망감을 느끼며 발걸음을 돌린다.
 
(방 구하느라 끼니도 걸렀던 지호는 허기를 달래기 위해 편의점에 들러 컵라면을 먹고 있는데
마침 친구로부터 아는 사람이 하우스메이트를 구한다는 정보를 듣게 되는데...)
 
“방 구했어?”

“방, 아직... 어? 보증금 없이?”

“응, 월세만 삼십”

“삼십? 어딘데? 나 지금 바로 갈 수 있어.”

“근데 조건이 좀 있데.”

 (부랴부랴 친구가 일하고 있는 레스토랑에 찾아가는 지호,
그 곳에서 쉐어하우스와 하우스메이트가 내건 자세한 조건을 듣게 된다.)
 
“누구라고? 원석이 아는 사람?”

“학교선배 친구래. 남세희라고 투룸 타운하우스에 작은 방이 남아서 월세를 놓고 싶은가봐.
그니까 월세가 하우스메이트 같은 거랄까?”

“타운하우스?”

“어. 근데 그 사람이 좀 원하는 게 많던데? 바로 입주해줬으면 좋겠고...”

“나 당장 입주할 수 있어.”

“일주일간 조정기간이 필요하고”

“어우 야 한 달이라도 괜찮아.”

“좀 지랄 맞은 것 같은데. 그래도 괜찮겠어?”

“야 호랑 내가 대한민국 상위 1% 지랄님들을 무려 5년동안 모신 보조작가야.
난 이제 그 어떤 언니들의 보조도 다 맞출 수 있어.”

“알겠어. 그럼 바로 원석이한테 번호 주라고 한다.”


사진출처 : 드라마 ‘이번 생은 처음이라’중 화면캡쳐


Explanation
 

극중 대화를 보고 있노라면 최근 너무도 뛰어버린 집값이 얼마나 많은 청춘들을 울리고 있는지 느낄 수 있다.
이는 비단 청춘들만의 문제가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주인공 세희가 처한 하우스푸어나 지호가 처한 홈리스
또 친구가 말한 하우스메이트는 정확하게 무얼 말하는 것일까?
 

하우스푸어(House Poor)는 집을 가지고 있지만 무리한 대출로 인한 이자 부담 때문에
빈곤하게 지낼 수밖에 없는 사람들을 지칭하는 말로 이해할 수 있다.
이는 이를 해도 소득이 충분하지 않아서 늘 부족함에 허덕이는 사람들을 뜻하는 용어인
워킹푸어(Working Poor)로부터 파생된 용어이다.


집에 대한 최근 우리 국민의 집단적 생각은 집을 따뜻한 보금자리로 인식하기보다는
투자재로서의 인식이 강하다고 느껴진다.
이러한 투자재로서의 집이 결국은 수많은 하우스푸어를 양산해 내는 것이다.
국내 가구자산 중 부동산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80%로
미국이나 일본 등 부동산 선진국에 비하면 그 수치는 거의 두 배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집의 가치가 즉, 주택가격이 상승하면 집을 팔아 대출금을 갚고도 이익을 남길 수 있지만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에 접어들면
대출금 갚기에도 빠듯한데 가격마저 하락하여 이익은커녕 손해를 볼 것이 만연하다.
정부의 강력한 주택규제가 단계적으로 실행되고 있는 현 상황에도
은행 대출계 앞에서 상담을 하고 있는 사람들.
이들은 투자재로서의 집의 매력을 아직 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를 일이다.
 

최근 정부는 하우스푸어의 양산을 막고 건전한 주택시장 정착을 위한 대책들을 단계별로 시행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대출규제를 통해 가계부채,
그 중에서도 주택담보대출을 억제하기 위한 각종 규제들을 쏟아내고 있다.
이미 시장경제 지배하에 놓여 있는 상황에서 얼마나 자생적으로 버텨낼지
얼마나 많은 하우스푸어들이 구제받거나 양산되지 않을지는 시간을 두고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

 
한편 홈리스(Homelessness)는 주로 경제적 빈곤으로 인하여 일정한 주거 없이
공원이나 길거리 혹은 기차역 대합실 등을 거처로 삼아 떠도는 노숙자들을 일컫는 말이다.
노숙자라는 용어는 1997년 IMF 경제위기 이후 부각된 용어로 부랑인과 유사한 의미로 사용되어 왔다.
그러나 최근에 와서는 집이 없는 사람들을 일컬어 홈리스족이라는 표현을 보편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국제사회에서는 이러한 노숙자를 ‘집이 없는 사람과 옥외나 단기보호시설 또는 여인숙 등에서 잠을 자는 사람’,
‘집은 있으나 UN이 정한 기준에 충족되지 않는 집에서 거주하는 사람’,
‘안정된 거주지가 없이 건강관리가 충족되지 않는 사람’이라고 정의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2003년 7월 개정,  시행된 사회복지사업법에서
노숙자와 부랑인 보호조항이 처음 명시되어 사용되어 지고 있다.
위 법의 규정에 따라 노숙자는 경제위기로 인한 실직에 의해
쉼터나 거리에서 생활하는 사람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홈리스, 즉 노숙자 문제의 발생원인은 개인적 관점과 사회적 관점으로 나누어 볼 수 있으나
필자는 사회적 관점에서 이를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시 말해 자본주의의 빈곤화과정에서 발생한
사업구조의 고도화나 소득의 양극화, 고용의 불안정성에 따른 실업률의 증가 등 사회적 문제의 해결을 홈리스 척결의 선행조건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이다.

 
노숙자 문제에서 시작하여 내 이름으로 된 집이 없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 되어 버린 홈리스.
집이 있는 가난뱅이를 뜻하는 하우스푸어.
이러한 홈리스 문제나 하우스푸어가 양산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현실에 맞는 임대주택의 보급, 공적자금의 올바른 집행과
정당한 근로제공에 대한 임금수령 등 숱한 문제들을 해결해야만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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