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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빛 내 인생으로 보는 슈바베지수, 서울과 지방의 차이

 

인간이라는 존재가 숨을 쉬며 사회라는 울타리 안에서 살아가는데 있어 꼭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먹을 것? 입을 것? 아니면 쉴 곳?

맞다. 삶의 질을 논하기에 앞서 살아가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은 일자리와 먹거리 그리고 잠자리 일 것이다. 이는 지위고하,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마찬가지 일 것이다. 서울은 물론 지방에서도 꼭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서울과 지방의 가격은 분명 차이가 있다. 부동산에 관해 말이다. 잠자리, 즉 지방에 대한 서울의 상대적 주거가치에 대해 논해보고자 한다.

흔히 경제학에서 소득대비 식비가 차지하는 비율을 앵겔지수라고 한다. 부동산학에서는 슈바베지수라는 학문적 지수가 존재한다. 이는 소득대비 주거비용이 차지하는 비율을 보여주는 지수로 주로 빈곤의 척도를 나타낼 때 사용한다. 슈바베지수는 어떻게 이해해야 하며, 과연 서울과 지방의 주거비 차이는 얼마나 되는 것일까?

 

#주거비용 #슈바베지수 #빈곤의_척도

 


[KBS] 황금빛 내 인생


본 드라마는 소현경이 극본을 쓰고 김형석이 연출한 주말드라마로 KBS 2채널에서 2017년 9월 2일부터 방영되고 있다. 최고시청률 43.2%를 기록할 만큼 높은 시청률에 흙수저를 벗어나고자 노력하는 청춘과 그들을 응원하는 가족들의 이야기가 잘 구성되어 전개되는 세대불문 공감 가족드라마이다. 흙수저와 금수저로 나뉘어진 현 세태를 잘 반영한 이야기로 많은 이들의 공감을 받고 있다.

 

Scene

 

아이는 낳지 않기로 약속하고 결혼한 두 사람. 지태와 수아의 이야기가 전개된다. 부도로 인해 한 순간 무능력한 가장이 되어버린 서태수(천호진 분)의 장남 서지태(이태성 분)와 가족의 캐나다 이민에도 한국에 남아 홀로 살아가는 이수아(박주희 분)의 갈등은 임신으로 시작된다. 축복받아야 할, 축복을 받기만 해도 모자랄 임신소식에 정작 당사자인 수아는 불안함이 엄습하고 그런 수아를 바라보는 지태는 내심 걱정이 앞선다.

뜻하지 않게 임신을 하게 된 수아는 남편인 지태에게 아이를 낳지 않겠다고 선언한다. 그러면서 둘 사이가 조금씩 벌어지기 시작한다. 아이를 낳지 않겠다는 약속을 했지만 생겨버린 아이를 지우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수아를 설득하는 지태, 그런 가운데 수아는 결국 짐 보따리를 싸들고 집을 나온다.

▲ 드라마 ‘황금빛 내 인생’중 지태와 수아의 갈등장면

 
“그거 뭐야?”

“새벽에 짐 싸들고 나왔어. 부모님들 계신데 자기랑 불편한 싸움 계속하기 그렇잖아. 승언선배 집에 가 있으려고.”

“뭐?”

“부모님께는 급하게 연수잡혔다고 말씀드려줘.”

“이수아”

“수술하는 날 병원에 자기가 같이 가주면 집으로 들어가는 거고 아니면 이혼하는 걸로 알게”

“생각은 해 보기나 한 거야? 아이 심장소리 들어는 본거야?”

“내가 이러는 거 죄 맞아. 근데 아이는 장난감이 아니야. 내가 낳고 내가 키우고 누구든 나한테 낳아라 말아라 할 권리없어. 내 입장도 아니면서 배나라 감나라 할 권리 하나님도 없어.”

“그래서 너냐 아이냐 선택하라는 거야?”

“자기가 결혼을 왜 안하려고 했는지. 왜 아이를 안 낳으려고 했었는지 한번만 생각해봐. 예약문자 보내줄게. 간다.”

 

수아를 설득하기 위해 수아의 사무실로 찾아온 지태, 사무실 문 앞에서 전화를 걸어 수아를 부르는데 수아는 그런 지태를 피하려 밖에 있다는 거짓말을 한다. 그러나 이내 들켜버린 수아. 수아는 지태를 데리고 옥상으로 올라간다.

▲ 드라마 ‘황금빛 내 인생’중 지태와 수아의 옥상에서의 대화

 

“나가자”

“추운데 왜 여기로 와. 카페가자니까.”

“자기랑 길게 말싸움하기 싫어서”

“수아야 내가 좀 생각을 해 봤는데 우리가 지방에 내려가서 살면 어때?”

“지방이라니?”

“우리가 아이를 포기해야 하는 이유 중에 제일 큰 게 우리가 서울에 살아서잖아.
미친 집값에 미친 교육비에 비교에 경쟁에 여길 피하면 모든 기준이 낮아져. 맘편히 살 수 있지 않을까? 아이도 낳고.”

“남들은 다 서울로 올라온다는데 왜 우리만 지방에 도망쳐서 살아.”

“도망이 아니라 선택일 수도 있는 거잖아. 소도시에도 우리지점이 있으니까.”

“싫어”

“아이를 갖는 건 생기지 않을 경우였어. 이미 생겼어. 우리 실수야. 그리고 그 아이 심장 뛰는 사람이야.”

“이혼하자. 가난한 집에 태어나서 근근히 대학 졸업했고 취업 안 되서 무기계약직에 내 인생 정착했을 때 생각했어.
나를 돌볼 수 있는 사람은 나 밖에 없구나. 부모가 가난하면 사랑도 맘껏 못줘. 그래서 나만 사랑하기로 했어.”

“이혼?”

“우리 결혼계약서 첫 번째 조항 위반이야. 아이는 낳지 않는다.”

 

Explanation

 

최근 상대적 박탈감이 들게 되는 여러 가지 요소들이 있다. 각종 리스트들이 난무하는 가운데 정치인들의 부도덕함도 그렇고 자조적인 젊은이들의 흙수저, 금수저 이야기도 그렇다.

극중 전개되는 위 상황에서 알 수 있듯 꽤 많은 사람들이 아이 낳기를 꺼려하고 있다. 물론 늦은 결혼에 아이를 가질 수 없는 상태의 부부들도 여럿 있겠지만 정작 아이를 가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이를 갖지 않으려는 그런 부부들이 상당하다.

아이를 낳아 성인이 될 때까지 억 소리가 두 번 이상 나야하고 집 한 칸 마련하려면 서울의 경우 15년이 넘도록 월급 한 푼 쓰지 않고 모아야 겨우겨우 변두리에 작은 집을 마련할 수 있을 정도니 말이다. 내 몸 뉘일 곳도 마땅치 않은데 어떻게 아이를 쉽게 낳을 수 있다는 말인가?

사회적 분위기, 경제적 상황, 정치적 피로감이 젊은 가임기의 여성은 물론 그들의 배우자들에게까지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어렵사리 결혼을 했지만 전세나 월세를 탈출하기 위해 맞벌이를 해야 하고 열심히 10년은 족히 모아야 집을 살 수 있는 것이 서울이다. 과히 슈바베지수가 최고이지 않을까?

우리나라의 수도인 서울은 전체 면적이 605.25㎢로 한반도의 중앙에 한강을 끼고 동서남북으로 고루 퍼져 있다. 전체 25개의 자치구로 이루어진 서울은 명실상부한 대한민국의 심장이자 세계적인 도시로 올림픽을 개최하였으며, 2002월드컵 주경기장이 자리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세계적인 도시인 서울에서 거주하기란 여간 버거운 것이 아니다. 지방에 비해 평균 주택가격이 4배는 비싸고 비록 인구가 천만에서 감소하고 있고 그로 인해 경기도에 인구수 1위를 내주기는 했지만 인구밀도는 여전히 16,360명/㎢로 경기도의 인구밀도 1,264명/㎢보다 10배 이상 높다.

이런 거대도시 서울에서 내 집을 마련하는 건 고사하고 내 몸 뉠 곳을 찾아 그 비용을 지불한다는 것은 상당한 노력이 수반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 모른다. 그럼 서울에서의 주거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얼마나 되는 것일까?

슈바베지수는 가계 소득비 가운데 주거 비용이 차지하는 비율을 말한다. 슈바베지수는 빈곤의 척도로 사용되는데, 슈바베지수가 25%가 넘으면 빈곤층에 속한다고 본다. 저소득층일수록 슈바베지수는 높고 고소득층일수록 슈바베지수는 낮다. 슈바베지수가 높을수록 주거 비용 비중이 큰 것이므로 가구의 주택 부담 능력은 떨어진다고 볼 수 있다.

단순한 예를 들어 소득이 400만 원인 사람이 200만 원의 월세를 지출하고 있다면 슈바베지수는 50%가 된다. 물론 우리나라는 전세제도라는 것이 있어서 전세금을 이용하면 이론적으로 집이 없어도 주거비용이 낮아진다. 실제로 슈바베지수를 계산하는 데는 임대료만 계산하는 게 아니고 전기세, 수도세, 관리비 등 주거에 통용되는 비용 전부를 합친 수치가 이용된다. 또한 주택에 대해 대출을 받았을 경우 원리금상환액도 슈바베지수를 계산하는데 포함된다.

그래서 단순한 지수를 가지고 주택의 부담능력을 논한다는 것이 다소 명료한 이론이 될 순 없어도 적어도 주택정책을 펼 때 참고할 만한 가치는 있다고 볼 수 있다.

주택금융공사의 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 주거지 중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율은 59.9%이다. 주거지 10곳 중 6곳이 아파트란 이야기다. 또한 조사대상자의 67.1%는 선호하는 주택유형으로 아파트를 꼽았으며, 희망구입가격은 4억 3천만 원으로 조사되었다. 이는 2015년도 우리나라 평균 가구소득으로 보았을 때 10년 가까이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야 살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통계청, 2015년도 가구당 가계수지

 

이러한 국민적인 선호도 및 조사내용을 바탕으로 2015년 통계청 자료를 살펴보면 우리나라 전체 가구의 평균 슈바베지수는 12.66%이다. 소득하위 20% 그룹의 슈바베지수는 19.4%로 소득상위 20% 그룹의 9.8%보다 무려 10%정도 높은 수치를 보인다. 결국 소득 상위계층보다는 하위계층에서 주거비용의 지출이 더 크다는 이야기로 팍팍한 서민들의 한 단면을 여실히 보여주는 지수가 바로 슈바베지수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가계소득은 정체되어 있는데 주거비용 부담이 늘어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매번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도 슈바베지수는 꾸준히 상향되고 있다. 이는 부동산 투기와도 관련이 있고 비정상적 인플레이션과도 관련이 있다.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다각적인 부동산정책을 실시하여 슈바베지수를 하향조정할 수 있는 정책이 도입되어야 중산층이 얇아지고 빈익빈부익부현상이 넓어지는 이러한 사회기조를 조금이나마 바꿀 수 있을 것이며, 가임기에 있는 신혼부부들의 출산과 향후 양육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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